시간이라는 개념의 헬라어로 ‘크로노스’와 ‘카이로스’가 있습니다. 이 용어는 그리스 신화에서 나온 것이라 잠시 얘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크로노스는 제우스의 아버지로, 카이로스는 제우스의 아들로 등장합니다. 크로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탄의 12 신 중 막내로 어머니 가이아를 도와 아버지 우라노스를 제거하고 왕위에 오릅니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아들들도 똑같이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저주의 말을 듣고 자식들이 태어나는 족족 먹어 삼키게 되는데 이에 아내인 레아는 자신의 아기 제우스가 태어날 때 갓난 애기 대신 돌을 강보에 싸서 크로노스에게 주고 제우스를 살리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살아난 제우스는 장성하여 올림프스의 왕이 됩니다.
카이로스는 제우스의 막내 아들로 ‘기회와 행운의 신’을 의미합니다. 신화에 등장하는 카이로스의 외모는 매우 특이하여 앞머리는 길고 많은데 뒷머리는 대머리입니다.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지나가면 잡지 못하고,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누구인지 알아차리지 못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즉 지나간 시간을 잡지 못하고 다가오는 시간을 알지 못하는 것이죠. 또한 등에 달린 커다란 날개도 모자라, 두 발목에도 날렵한 날개를 달았습니다. 한 손에는 저울로 올바른 판단을, 한 손에는 날카로운 칼로 결단력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의미하는 크로노스는 객관적인 시간으로서 계량화가 가능한 물리적인 시간이자 관념에서 존재하는 시간이고, 카이로스는 주관적인 시간으로서 양보다는 질로 평가되는 심리적인 시간을 의미합니다. 좀 더 상세하게는 크로노스가 지구의 공전과 자전으로 결정되는 해가 뜨고 지는 자연의 시간과,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 생로병사의 시간, 과거에서 미래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정한 속도와 방향으로 흘러가는 영속의 시간이며, 누구에게나 주어진,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평등의 시간인 동시에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갑니다. 미모와 지식, 젊음과 물질, 명예와 체력 그리고 목숨까지 가져갑니다. 이러한 크로노스 시간은 매우 냉정합니다. 인간의 욕망은 이 크로노스의 시간을 늦추고 붙잡고 싶은 것이죠
반면에 카이로스는 시간의 속도가 각자의 느낌에 따라 다르고, 각자가 부여하는 특별한 의미에 따라 그 시간의 가중치가 바뀌고, 한순간이 찰나가 되기도 하고 영원이 될 수도 있는 시간이며, 무엇보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결단을 필요로 하는 시간으로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주어지는 공평의 시간인 동시에, 인간에게서 새로운 창출의 기회를 가져다 줍니다. 미모와 지식, 젊음과 물질, 명예와 체력 그리고 생명까지 가져다 줍니다. 이러한 카이로스의 시간은 매우 가치가 있는 시간입니다.
이러한 카이로스의 시각에서 인생은 기회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카이로스 인생에도 3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카이로스적 기회가 오는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우매하게 사는 경우이며, 둘째는 그 순간을 알아 차리지만 망설이다 놓치는 경우이며, 셋째는 늘 깨어 있어 순간 순간의 기회를 자기 삶으로 이어가는 지혜로운 삶입니다. 이 세번째의 항상 깨어 카이로스의 인생을 누리는 삶이 진정한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상설교 149 '카이로스의 삶' 중에서]
감사합니다
MD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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